갱년기를 맞으면서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건강 문제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혈압 상승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병원에 가도 "혈압 정상입니다"라는 말만 들었고, 심지어 젊을 때는 저혈압이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하지만 가끔 어지럼증이 오고, 숨이 차는 느낌이 들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건강검진을 받고,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갱년기와 혈압 상승, 왜 연관이 있을까요?
갱년기가 오면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는 에스트로겐 감소입니다.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혈관 벽이 점점 탄력을 잃고, 혈압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됩니다.
또한 갱년기에는 체지방이 늘어나기 쉽고, 활동량은 줄어들기 쉽습니다. 이런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혈압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혈압 관리를 위해 실천한 방법들
처음에는 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의사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시도해보았습니다.
- 꾸준한 운동
매일 아침 30분씩 빠르게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웠지만, 일주일, 한 달 지나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염분 줄이기
국물 요리나 젓갈류를 줄이고, 집에서 조리할 때 소금 대신 허브와 레몬즙을 활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심심한 맛이 어색했지만, 입맛도 서서히 적응되었습니다. - 스트레스 관리
명상 앱을 깔아서 하루 10분씩 짧게라도 호흡 명상을 했습니다. 마음이 불안할 때마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연습을 했습니다. - 체중 관리
과식을 줄이고, 특히 저녁 늦게 먹는 습관을 고쳤습니다. 3~4kg 정도 체중을 감량하니 혈압도 눈에 띄게 안정되었습니다.
혈압에 좋은 식단으로 바꾸기
혈압을 관리하기 위해 가장 많이 바꾼 것은 식습관이었습니다. 저는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지속 가능한 식단'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 아침
- 오트밀이나 현미밥과 함께 삶은 달걀, 방울토마토, 아몬드 한 줌을 먹었습니다.
- 커피는 줄이고 따뜻한 보리차나 루이보스차를 마셨습니다. - 점심
- 샐러드와 구운 닭가슴살 또는 연어를 기본으로 한 단백질 중심 식단을 먹었습니다.
- 드레싱은 기성품 대신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직접 뿌려 먹었습니다. - 저녁
- 국물 없는 음식 위주로, 예를 들면 두부구이, 채소볶음, 잡곡밥 소량을 먹었습니다.
- 간식을 먹고 싶을 때는 플레인 요거트에 견과류를 곁들였습니다.
또한, 의식적으로 자주 챙겨 먹은 음식들도 있습니다.
- 바나나: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줍니다.
- 시금치: 혈압 조절에 좋은 마그네슘이 풍부합니다.
- 토마토: 항산화 성분이 혈관 건강에 좋습니다.
- 연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여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약 없이 관리에 성공한 이야기
주변에 갱년기 여성들이 워낙 많다보니 지인들의 이야기를 자꾸 쓰게 되네요. 제 직장 동료 L씨도 갱년기 무렵 혈압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는 바로 약을 권했지만, L씨는 먼저 식습관과 운동으로 관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나이대에 혈압약 복용은 정말 흔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몸을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답니다. L씨는 매일 아침 자전거 타기와 저염식 식단을 꾸준히 실천했습니다. 6개월 만에 체중은 5kg 줄었고, 혈압도 정상 범위로 돌아왔습니다.
그녀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중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엔 귀찮고 힘들었지만, 내 몸이 좋아지는 걸 느끼니까 포기할 수 없었어."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힘을 얻었습니다. 결국은 작지만 꾸준한 습관이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것을요.
마무리: 내 몸을 위한 작은 변화
갱년기 혈압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일찍 내 몸에 관심을 기울이면, 약에 의존하지 않고도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도 저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빠르게 걷습니다. 그리고 제 손으로 준비한 소박한 식사를 하며 조금 더 건강한 하루를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