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차 ]

갱년기가 찾아왔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막연한 허탈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커가고,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정작 제 자신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비슷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저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오직 저 자신만을 위한 무언가. 그렇게 저는 늦다면 늦은 나이(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사실 없다죠) 취미를 찾아보겠다는 작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주변을 보면 모두들 요가를 하거나, 수채화를 배우거나, 베이킹 수업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저는 그마저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일단 뭐라도 시작하려면 다 돈인데, 저는 옛날부터 시작한 일을 끝맺지 못하고 금방 포기하는 성격인지라 거금을 들여 수업을 듣거나 하는 것이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산책'이었습니다.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되는, 돈도 시간도 많이 들지 않는 취미. 매일 아침 동네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바람과 햇살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괜히 혼자서는 심심하기도 해서 10분도 걷기가 힘들었지만, 점점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걷는 동안 머릿속이 맑아지고,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산책, 명상 등 갱년기에 추천하는 이유가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 S 이야기: 작은 취미가 만든 큰 변화
저와 같은 시기에 갱년기를 맞은 친구 S는 조금 다른 도전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독립하고 난 뒤, 집 안이 너무 조용해졌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S는 취미 삼아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캘리그라피는 글씨를 그림처럼 예쁘게 표현하는 기법을 말해요. 요즘 책 표지만 봐도 컴퓨터 글씨체가 아닌 붓으로 화려하게 쓰여진 글씨가 많이 보이는데 그게 캘리그라피라고 합니다. S는 처음에는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매주 한 번씩 학원에 가서 사람들과 함께 글씨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했습니다.
S는 어느 날 이런 말을 했습니다.
"글씨 연습을 하다 보면, 딴 생각이 안 나.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그냥 '나'한테만 집중할 수 있어."
그 말을 듣고 나서 저도 깨달았습니다. 취미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수단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일 수 있다는 것을요. 나에게 집중하기, 그동안은 그게 그렇게 중요한건지 필요한건지도 몰랐던 것입니다. 저도 인터넷에 있는 캘리그라피 무료 강의를 보고 집에 있는 만년필과 종이로 따라해봤는데 쉽지는 않아도 꽤 재미있더라고요. 정답이 정해진 게 아닌 예술은 완벽하지 않아도 그 '멋'이 있으니까요.
갱년기, 취미를 통해 얻은 것들
산책, 캘리그라피 등 취미를 가지면서 저는 많은 변화를 느꼈습니다.
- 감정의 여유
이전에는 작은 일에도 쉽게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산책을 하면서, 또는 새로운 것에 집중하는 동안 마음속 화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자존감 회복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나는 여전히 배울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사람들과의 연결
새로운 취미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취미를 매개로 나누는 대화는 부담 없이 즐거웠습니다.
취미를 고를 때 기억할 것들
갱년기에 취미를 시작할 때, 몇 가지 기억해두면 좋을 것들이 있습니다.
- 비교하지 않기
다른 사람들과 속도를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즐기는 마음입니다. - 완벽을 바라지 않기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툴러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야 합니다. - 부담 갖지 않기
취미는 의무가 아닙니다. 하기 싫은 날에는 쉬어도 괜찮습니다. 취미활동의 목적을 잘 생각해보세요.
마무리: 나를 다시 사랑하는 법
갱년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나를 위해 쓸 시간이 없었다면, 이제는 가능합니다. 취미를 통해 조금씩 나를 다시 알아가고,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있습니다.
걷기 한 걸음, 캘리그라피 한 글자, 작은 도전 하나가 삶 전체를 따뜻하게 물들이는 기적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오늘, 나를 위해 작은 취미 하나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갱년기 건강 및 생활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 행복 찾기, 감사일기 쓰는 방법, 효과 (0) | 2025.04.28 |
---|---|
갱년기 혈압 상승, 관리 방법, 식단 (1) | 2025.04.28 |
사춘기 아이 vs. 갱년기 엄마, 같은 집 다른 전쟁 (0) | 2025.04.27 |
갱년기 탈모 원인, 탈모 관리, 샴푸 추천 (0) | 2025.04.26 |
40~60대 힐링 여행 필요성, 여행지 추천, 준비물 (0) | 2025.04.26 |